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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타이거즈 양현종, 8년 만에 SSG랜더스 김광현과 맞대결.. '승리'

기사입력 2023.05.2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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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기아타이거즈 홈페이지

    KIA타이거즈를 상징하는 대투수 양현종(35)이 8년 만에 성사된 SSG랜더스 김광현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양현종은 지난 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랜더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KIA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양현종은 최연소 나이로 개인 통산 161승을 기록, ‘한화 레전드’ 정민철과 함께 KBO리그 역대 다승 공동 2위에 올라섰다. 여기에 올 시즌 4월 11일부터 4주 연속 이어지고 있던 KIA의 화요일 전패도 끊어냈다.

    이날 경기는 1988년생 동갑내기이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 양현종과 김광현의 7번째 만남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양현종과 김광현의 첫 대결은 신인 시절이었던 1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7년 5월 25일 인천 문학구장이 첫 무대였다. 양현종은 1이닝 1실점 2피안타(1피홈런) 2피볼넷 2탈삼진 등으로 부진했지만, KIA가 6-5로 이겼다. 반면 김광현은 5이닝 6실점 8피안타(1피홈런) 등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두 번째 맞대결은 2008년 10월 3일 ‘호남야구의 심장’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열렸다. 양현종은 82개의 공을 던지며 5.2이닝 소화, 1실점 4피안타 등으로 좋은 투구를 했다. 김광현 역시 7이닝 2실점 2피안타 12탈삼진 등으로 맞불을 놨다. 아쉽게도 타선의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양현종과 김광현 모두 승패를 기록하지 않았다.

    2013년 8월 1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세 번째 맞대결에서 첫 승자가 나왔다. 양현종은 2이닝 5실점 5피안타(1피홈런) 4피볼넷 등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김광현은 6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양현종은 이듬해 열린 4월 18일 경기에서도 부진했다. 6.1이닝 7실점으로 또다시 패전투수가 됐다. 김광현은 7이닝 무실점 투구로 2승을 낚았다.

    상대 전적에서 열세(2패)가 됐지만 여기서 물러설 양현종이 아니었다. 이후 김광현과의 2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 호각지세를 만들어냈다.

    양현종은 2015년 9월 21일 문학구장에서 펼쳐진 다섯 번째 승부에서 6이닝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빼어난 구위는 앞세워 얻어낸 6탈삼진은 덤이었다. 김광현은 5.1이닝 4실점 등에 그쳤다. 5일 뒤 양현종은 KIA의 안방인 광주에서 열린 맞대결에서 6이닝 2실점을 기록,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를 성공시켰다. 김광현은 5.1이닝 5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총 6차례의 맞대결 결과 양현종은 2승 2패, 27이닝 평균자책점 5.33을, 김광현은 2승 3패, 35.2이닝 평균자책점 3.79 등을 기록했다.

    양현종과 김광현 모두 2승으로 동률이었기에 팬들은 승자와 패자를 가리길 염원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이들의 맞대결은 부상과 메이저리그 진출 등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함께 KBO리그로 돌아온 2022년에도 엇갈렸다. ‘별들의 잔치’인 KBO올스타전에서 드림 올스타, 나눔 올스타의 선발투수로 나선 게 전부였다.

    좌완 에이스간의 만남은 이대로 막을 내리는 듯 했다. 그러나 하늘이 ‘세기의 맞대결’을 원했다. 2023년 5월 어린이날 연휴 기간에 4일 연속 비가 내리면서 뜻하지 않게 양현종의 등판이 재조정됐다. SSG랜더스는 기존 로테이션대로 김광현의 선발 출격을 예고했다. 극적으로 ‘8년 만의 빅 매치’가 성사된 순간이었다.
    경기는 소문난 잔치답게 명품 투수전이 펼쳐졌다. 양현종은 빼어난 완급조절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2회초와 7회초를 제외하고 매 이닝 주자를 출루시켰으나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으로 0의 행진을 이어갔다. 김광현 역시 완벽한 변화구 제구로 타선을 제압했다.

    한 치의 양보 없는 뜨거운 한판 승부에서 환하게 미소를 지은 것은 양현종이었다. 김광현(6이닝 3실점)의 투구에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상대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했다. 그 결과 양현종은 146㎞의 빠른 직구와 함께 슬라이더(121~130㎞), 체인지업(117~130㎞), 그리고 커브(115~119㎞) 등 다양한 볼 배합과 빼어난 제구력으로 10탈삼진을 뽑아냈다.

    양현종이 두 자릿수 탈삼진을 올린 건 지난 2020년 9월 4일 사직 롯데전 이후 977일 만이다. 여기에 ‘이닝이터’라는 별명답게 2020년 10월 18일 잠실 LG전 이후 933일 만에 8이닝을 소화했다. 여기에 김광현과의 맞대결에서 3연승이라는 기분 좋은 전적도 이어갔다.

    경기를 마친 뒤 양현종은 "오늘 경기가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 저는 상대 투수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상대 타자와 싸운다"면서 "전력분석에 집중하며 던졌다. 컨디션이 좋았고, 원하는 대로 던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양현종이 던진 구종 가운데 129㎞까지 낮추는 대신 볼 끝에 힘이 있는 직구가 돋보였다. 양현종이 올 시즌 스프링캠프부터 공부하고 연구한 끝에 완성한 새로운 무기다. 이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효과를 내고 있다. 양현종을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신경 써야 하는 구종이 하나 추가된 것이다. 반대로 양현종은 빠른 직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힘을 쓰게 돼 체력을 아낄 수 있다.

    그는 "이제 저도 나이가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강하게 윽박지르는 투구는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다. 같은 공을 던지더라도 최대한 완급조절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선발 경험이 쌓이다 보니 상대 타자가 초구에 방망이를 내지 않을 거라는 느낌이 들면 과감하게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현종은 같은 마운드에서 함께 좋은 투구를 한 김광현에 대해 ‘동반자’라고 표현했다. 2007년 프로에 입문한 양현종과 김광현의 야구 인생은 서로 닮은 부분이 많다. 팀을 대표하는 원클럽맨, 2014인천 아시안 게임 금메달, 메이저리거, 한국시리즈 ‘헹가래 투수’ 등 많은 점이 똑같다.

    그는 "앞으로 (김)광현이와 경기가 없을 것 같아 이기고 싶었다. 오늘은 우연히 로테이션이 겹쳐 맞대결을 펼쳤지만 사실 저와 광현이 모두 부담스럽다"면서 "이제 광현이와 맞대결은 그만했으면 좋겠다. 저와 광현이 모두 승리하는 좋은 결과만 있었으면 한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이어 "고등학교 시절부터 항상 라이벌로 불렸지만 우리는 20대부터 함께했던 친구이자 동반자"이라면서 "모두 부상 없이 오래 야구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양현종은 팬들에게 변함없는 에이스의 모습을 보일 것을 약속했다. 그는 "앞으로의 목표 지점(송진우·210승)은 너무 멀리 있고 먼 앞날이지만 그래도 쫓아가고자 한다"면서 "몸이 예전과 같지는 않지만 게을러지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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