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녹에 취약한 주철로 만들어진 자동차 브레이크 디스크의 안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그간 브레이크 디스크 표면에 녹이 스는 것은 소재의 특성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안전이나 성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국내외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최근 출고 보름 밖에 안 된 차량의 브레이크 디스크가 녹으로 인해 깨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소비자의 주장이 사실로 판명될 경우 일부 자동차 전문가들이 지적하던 디스크 녹의 안전성 문제가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GM대우등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물론 BMW, 메르체데스벤츠, 도요타 혼다, 렉서스등 외국 브랜드 자동차에대한 고발이 줄을 잇고 있지만 녹슨 디스크 파열로 인한 자동차 사고 불만이 접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에 거주하는 김 모(여.47세)씨는 지난 9월11일 빗길에서 운전하던 중 갑자기 브레이크가 듣지 않아 주변에 주차돼 있던 차량과 접촉사고를 일으켰다.
8월27일 차량을 구입해 70km 밖에 주행하지 않았을 때 발생한 일이었기에 김 씨는 황당하기만 했다.
사고 후 차를 살펴보니 조수석 앞바퀴는 90도로 완전히 꺾여있었다.
사고를 목격한 한 시민은 사고지점 5m 가량 뒤에서 차에서 떨어져 나간 부품으로 보이는 금속 조각을 주워왔다.
이 금속 조각은 브레이크 디스크 판에서 떨어져 나간 것으로 표면이 시뻘겋게 녹이 슬어있었다.
해당 차량 제조업체는 타이어에 원인 모를 충격이 가해져 디스크 판이 떨어져 나가 사고를 일으켰다는 입장이다. 다시 말해 운전자 과실이라는 것이다.
이에 김 씨는 "출고 보름 동안 70km 밖에 타지 않았는데 충격으로 파손됐다고 하니 선뜻 납득할 수 없다"며 "디스크 표면 뿐 아니라 깨진 면에까지 녹이 슬어있더라. 이는 처음부터 부품이 불량이었거나, 문제없다던 표면 녹이 부품 내구성에 영향을 미친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레이크 디스크는 제동 시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식히기 위해 주철을 소재로 제작된다.
주철은 습기에 취약한 소재기 때문에 브레이크 디스크는 출고 하루만에라도 시뻘겋게 녹슬 수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소비자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지만, 자동차 업체들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자동차 전문가 가운데 일부는 부식에 의한 부품 변형 가능성을 제기하며 그로 인해 제동 성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박병일 자동차 명장은 "제동 시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식히기 위해 디스크를 주철로 만든 것은 알지만 이 재질은 부식에 취약한 단점이 있다"며 "부식에 의해 변형이 생길 수 있고, 그로 인해 제동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교수는 "업체들은 외부 부식일 뿐이라고 이 문제를 소홀히 할 것이 아니라 브레이크 용량을 키워 열 발생을 줄이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사고를 당한 김 씨는 현재 경찰을 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디스크 판이 깨진 원인 조사를 의뢰해놓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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