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상품박스에 선명하게 적힌 욕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이민재 기자] 온라인쇼핑몰 판매자들의 막장 언어폭력이 소비자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는 G마켓, 옥션, 11번가, 디앤샵, 인터파크 등 유명 온라인쇼핑몰 판매자들의 욕설과 막말에 대한 소비자피해 제보가 빗발치고 있다.
환불과정에서 입금자의 이름을 헛갈린 소비자에게 쌍욕을 퍼붓거나 배송지연을 항의하면 되레 육두문자로 응수하고 상품박스에 입에 담기조차 힘든 욕설을 적어 배송하는 등 거의 폭력배 수준의 횡포를 일삼고 있는 것.
특히 대부분의 피해가 판매자 측의 부실운영에 대한 항의나 문의과정에서 발생하고 있어 물질적 피해와 함께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가중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온라인쇼핑몰 회사 측의 무성의한 대응도 질타하고 있다. 판매자의 욕설이나 폭언은 회사 측과 관계없다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거나 해당 판매자에게 형식적인 패널티만 주고 있어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입금자 헛갈리면 '개XX'
부천시 중1동의 박 모(여.31세)씨는 지난해 12월 30일 옥션의 한 판매자로부터 보드와 보드화가 포함된 보드세트를 30만원에 구입했다.
당시 보드를 구입하면 1만1천원 상당의 보드용 스티커를 5천원에 제공한다는 안내 문구가 있었지만 상품옵션에는 1만1천원에 판매 중이었다.
박 씨가 문의하자 판매자는 5천원 행사는 종료됐고 1만1천원을 입금하면 제품과 함께 배송해준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주문한지 2달이 넘도록 스티커가 배송돼지 않았다. 판매자에게 항의해도 연락을 주겠다고 할뿐 내내 감감무소식이었다.
답답해진 박 씨가 옥션에 도움을 요청하자 잠시 후 판매자가 전화해 “스티커를 보내줄 수 없으니 환불해가라"며 입금자 이름을 물었다.
박 씨는 아내의 이름으로 입금한 사실을 깜박 잊은 채 자신의 이름을 불러줬다. 판매자는 입금내역이 조회가 안 된다며 짜증을 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개XX야 손바닥 뒤집듯이 그렇게 쉬운일이냐. 아 씨X”라며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퍼붓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화가 난 박 씨가 옥션에 항의했지만 판매자의 욕설은 회사 측과 무관하다는 무책임한 답변만 돌아왔다.
박 씨는 “별거 아닌 문제로 소비자에게 쌍욕을 할 수 있는지 판매자의 자질이 의심스럽다. 판매자와의 문제는 별개라고 말하는 옥션 측의 응대 방식도 너무 괘씸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옥션 관계자는 “스티커는 옥션을 통해 구입한 것이 아니라 판매자와 직거래한 것이어서 정확한 내용파악이 어렵다. 욕설에 대해 판매자를 대신해 직접사과 드렸다”고 해명했다.
◆“너한테 안 팔어!”
서울 강동구의 박 모(남.31세)씨는 지난해 8월 인터파크를 통해 양문형 냉장고를 113만원대에 구입했다. 이사를 하면서 구입한 터라 22일에 설치를 요청하는 글을 남겼다.
하지만 물량 부족으로 27일경 도착을 안내받았고 박 씨는 전자제품의 배송이 일주일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해 기다렸다.
박 씨가 27일 확인 문의하자 판매자는 전산문제로 오후에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오후에도 답이 없어 다시 연락하자 “물량이 부족해 28일 이후에 배송이 가능하다”고 말을 바꿨다.
박 씨가 “배송이 지연되면 사전에 연락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하자 판매자는 “그럼 어쩌라는 거냐”고 오히려 큰소리쳤다. 홧김에 “당신들 웃기는 놈들이네”라고 하자 판매자는 “그럼 사지마, 이XX야. 너한테는 안 팔아”라며 막말을 퍼부었다.
인터파크 측에 항의했지만 내부규정상 판매자에게 벌점을 줄 수밖에 없다며 선심쓰듯 5천 포인트를 지급하겠다고 안내했다.
박 씨는 “입주일에 맞춰 구입했는데 무책임한 업체 탓에 9월 중순이나 돼야 냉장고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인터파크 관계자는 “현재 주문취소가 완료됐으며 최초 고객의 배송요청은 판매자와 협의된 것이 아닌 일방적인 요구였다. 전자제품의 경우 제조사의 생산 일정이 지연되면 판매자도 상품을 수급 받는 입장이므로 무조건적인 공급은 힘들다”고 해명했다.
끝으로 “구매자의 감정적 대응에 대해 판매자 역시 감정적으로 응한 점에 대한 패널티 부과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상품박스에 적힌 ‘XX년?’
경기 남양주시의 신 모(여.34세)씨는 지난해 7월 어린이 전집 할인 사이트 ‘북짱’에서 위인전을 16만원에 구입했다.
하지만 다음날 배송된 상품박스를 살펴보니 상단에는 숫자로 ‘18X’, 하단에는 한글로 ‘XX년’이라고 큼지막하게 욕설이 적혀있었다.
화가 난 신 씨가 회사 측에 항의하자 “그냥 반품하라”고 안내했다. 신 씨는 “안 그래도 화가 나서 이 책은 못 사겠다”고 전화를 끊었고, 그럼에도 분이 풀리지 않아 이튿날 다시 연락해 직접 방문 후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오히려 “반품만 하면 됐지 도대체 뭘 원하는 거냐”며 막말을 했다. 이후 신 씨의 남편까지 전화해 항의하자 회사 측은 사과와 함께 방문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신 씨는 “책을 사는데 왜 욕을 들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가 연락했는데, 오히려 억지 쓰는 고객처럼 몰아갔다. 일이 커진 다음에야 직접 회수하겠다고 해 사과를 받긴 했지만 여전히 불쾌하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에 대해 ‘북짱’ 관계자는 “위 상품은 입점업체 판매상품으로 유통업체에서 직접 발송하고 있다. 해당업체에서도 그런 욕설을 쓰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어디서 그러한 욕설 문구가 들어갔는지 사실 확인이 어렵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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