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코리아-전남 장흥] 주영채 (사)동학농민혁명유족회장이 지난 14일 장흥동학농민혁명군묘역을 참배했다.
추석을 맞이하여 관계자들과 함께 장흥동학농민군묘역을 찾은 것이다.
이날 오전, 전남 장흥군 장흥읍 금산리 동학농민혁명군 묘역 참배에는 전국동학농민혁명유족회 주영채 회장과 정남기 전 회장, 서울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이자 출판사 ‘모시는 사람들’의 박길수 대표, 순천동학농민혁명 영호도회소 이하윤 대표와 김명재 사무국장, 장흥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고재국 이사장과 이정신 장흥유족회장을 비롯해 장흥대덕초등학교 학생 등 30여 명이 함께했다.
사단법인 동학농민혁명유족회는 동학농민혁명 100주년인 1994년에 결성한 유족단체다. 유족회는 동학농민혁명 선양사업과 유족발굴사업, 역사찾기 학술대회 등 전국적 활동을 통해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는 데 크게 공헌하기도 했다.
전국유족연합회 주영채 회장은 “추석이 다가와 성묘 겸 방문했는데 대덕초등학교 어린이들이 탐방 와 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함께 뜻을 기리니 더 의미가 깊습니다. 이곳에 묻힌 분들께서도 대단히 기뻐하실 것 같아 마음이 좋습니다. 고맙습니다”며 “장흥의 관계자 분들께서는 장흥동학농민혁명군묘역이 미래 세대들에게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본받는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힘써 주시길 부탁드립니다”고 말했다.
주 연합회장은 또한 “정부에서는 2004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을 공포했습니다. 2019년에는 5월 11일을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로 제정하여 국가가 주체하는 기념식을 거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족들에게는 아직 제대로 된 명예회복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으며 유적지의 보존 등 기념사업도 추진되지 않고 있습니다”며 “독립유공자로서 당당히 서훈을 받아 진정한 명예 회복이 이루어지도록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고 강조했다.
이정신 장흥동학농민혁명유족회장은 “전국의 동학유적지를 돌아다녔다. 고창, 정읍, 전주 등도 가서 보면 실질적으로 내세울 만한 게 없다. 장흥만큼 유적지가 산재해 있는 곳이 드물다. 특히 장흥동학농민혁명군묘역은 전국에서 보기 드문 무연고집단묘역이다”며 “이곳에 묻힌 동학농민군은 우금티에서 밀려 내려왔거나 보성, 순천 등 인근 지역에서 합류한 타 지역 농민군이 대부분이다. 성역화하여 추모와 안식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조성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전국적인 동학유적지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장흥동학농민혁명군묘역을 찾아 함께 참배한 장흥 대덕초등학교 5학년 유성희 학생은 “평소 동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체험학습으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묘역 앞에 설치된 동학농민군의 형상 앞에 서니 마음이 숙연해졌어요”라며 “나라를 위해 목숨을 잃으신 분들이 이름도 성도 없이 묻혀있어 안타까워요. 이분들을 널리 알리고 숭고한 희생이 잊히지 않도록 동학역사를 소중하게 하는 활동들을 하고 싶어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대덕초등학교는 장흥교육지원청에서 진행하는 ‘문림․의향의 얼 계승교육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최근 기념사업과 추모사업, 유적지 정비사업, 유족 발굴과 유족명예회복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는 (사)장흥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고재국 이사장은 “최근 들어 참배객이 늘고 있다. 이곳을 비롯하여 장흥의 동학유적지들이 많이 알려지고 있다. 묘역 바로 옆에 국립호국원이 들어선다고 한다. 환영한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신 호국영령을 모시는 호국원처럼, 동학농민혁명군묘역 또한 그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정신과 희생을 추모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며 “이대로는 안된다. 성역화하는 사업이 시급하다. 현재 전국의 동학농민혁명 관련단체에서는 독립유공자 서훈활동을 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동학서훈법률안을 발의했다. 나라가 위태로웠을 때 목숨을 초개와 같이 던졌던 2차 동학농민혁명은 일본제국주의에 맞선 항일투쟁이었다. 참여자를 서훈하는 일은 당연하다. 독립유공자로서 당당히 서훈을 받아 진정한 명예 회복이 이루어지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장흥동학농민혁명군 묘역은 동학농민혁명 최후격전지인 장흥 석대들전투에서 순절한 동학농민군을 안장한 곳이다. 1894년 장흥 일대에서 봉기한 3만여 명의 동학농민군은 장흥부와 전라병영 등지를 점령했다. 그러나 근대 무기를 든 관군과 일본군의 반격으로 곳곳에서 패전하며 수많은 동학농민군이 죽고 처형당했다.
이 무렵 동학농민군 묘역이 장흥읍 충렬리 공동묘지에 조성되었다. 1989년 장흥공설운동장을 만들면서 1,699기의 무연고자 묘지를 장흥읍 금산리 제암산 현 공원묘지로 이장했다. 현장 보존에 대한 자세한 검토를 못한 채 옮겼지만 국내 동학농민군 묘역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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