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들이 항상 무사 만루라고 생각하고 던지라고 하신다."
[더코리아-스포츠] KIA 타이거즈 '만루 변태' 이의리가 다시 한 번 무사 만루의 위기를 3연속 탈삼진으로 극복해냈다. 이의리는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101구 3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면서 팀의 6-0 완승을 이끌었다. 팀은 5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이의리가 역투를 펼치면서 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특히 3회 무사 만루 탈출 장면이 압권이었다. 3회말 선두타자 김민식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고 안권수에게 번트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그리고 희생번트를 시도하려던 고승민에게도 볼넷을 내줬다.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무사 만루에서 이의리는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선후배 동료들에게 ‘만루 변태’라 불리는 이의리 특유의 기질이 다시 한 번 살아났다. 이의리는 만루에서 만난 첫 타자 렉스를 상대로 슬라이더와 패스트볼로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다. 그리고 3구 째 134km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1아웃. 뒤이어 등장한 전준우를 상대로는 다양한 구종으로 상대했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로 2스트라이크를 역시 선점했다. 140km 체인지업을 유인구로 활용했고 4구 째 바깥쪽 높은 코스의 151km 패스트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순식간에 2사 만루가 됐다. 그리고 안치홍을 상대로도 비슷한 패턴으로 상대했다. 체인지업 3개를 던져서 1볼 2스트라이크를 만들었고 4구 째 결정구로 149km 하이패스트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다시 유도했다. 스스로 자초한 무사 만루를 3연속 탈삼진으로 극복했다. 이후 6회 2사까지 역할을 다하면서 승리 요건을 챙겼다.
경기 후 이의리는 만루 위기 상황에 대해 "많이 간절했다. 만루 상황이 되면 더 간절해지고 집중력이 올라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형들이 항상 '무사 만루라고 생각하고 던져라'라고 말씀하신다. 그런데 또 아예 느낌이 다른 것 같다"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만루 상황에서 맞이한 롯데 클린업 트리오를 모두 4구 안의 승부로 삼진 처리했다. 이에 대해 "그 전에는 어렵게 승부하다가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오늘은 스트라이크도 잘 들어갔고 카운트 싸움이 잘 됐다"라고 전했다.
6회를 채우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었다. 그는 "사실 6회에 투구수가 너무 많았다. 그래서 허탈했다. 투구수가 적었다면 7회까지도 던질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아쉬웠다"라며 "다음에는 수월하게 끝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팀의 5연패 탈출을 이끈 만큼 이의리도 마음의 부담을 덜고 잠자리에 들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그는 잠자리에 쉽게 들지 못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사실 공을 던진 날은 아드레날린이 생겨서 잠을 잘 못잔다. 이런 날은 피곤해질 때까지 안 자는 것 같다"라면서 "이렇게 잘 던지고 앞으로도 잠 못자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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