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코리아-스포츠] KIA 타이거즈에 새로운 우완 필승조가 등장할까?
저 멀리 호주에서 그런 조짐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 내년이면 입단 8년째를 맞은 우완 유승철(25)이 호주리그에서 평균자책점 제로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유승철은 현재 호주리그 캔버라 캐벌리 소속으로 불펜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28일 현재 5경기에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ERA 0.00을 기록 중이다.
28일 열린 퍼스 히트와의 경기에서는 세 번째 투수로 등장해 1이닝동안 1안타와 1볼넷을 허용했지만 삼진 2개를 곁들여 실점을 막았다. 첫 타자에게 좌전안타를 내주었으나 다음타자는 유격수 뜬공, 삼진, 볼넷 삼진으로 아웃카운트 3개를 삭제했다. 삼진은 모두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유승철은 지난 15일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전에 첫 등판해 1⅔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투구를 했다. 1사 만루에서 등판해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잡았으나 다음타자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17일 애들레이드전에서도 2-4로 뒤진 6회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모두 자책점은 아니었으나 득점타를 맞은 것은 아쉬웠다.
그러나 이후 3경기는 전광판의 영의 숫자를 찍었다. 20일 시드니 블루삭스전 10-1로 앞선 8회 등판해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22일 시드니 블랙삭스전에도 5-1로 앞선 7회 등판해 탈삼진 2개를 곁들여 볼넷 1개만 내주고 무실점 투구를 했다. 28일 7라운드 첫 경기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이기는 경기에서 1이닝을 순삭하는 필승맨으로 거듭나고 있다.
유승철은 입단 이후 1군 등판이 많지는 않다. 64경기에 등판해 4승1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5.55를 기록하고 있다. 효천고 시절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해 강력한 직구를 던지며 눈길을 모았다. 2017 1차 지명을 받은 이유였다. 2018년은 39경기에 등판해 잠재력이 터지는 듯 했다.
그러나 투수경험이 적은 탓에 주전으로 발돋음하지 못했다. 힘과 직구 위주의 투구는 한계에 부딪칠 수 밖에 없었다. 한때 최고 152km까지 던지는 등 스피드는 빨라졌다. 그러나 직구를 뒷받침하는 변화구 위닝샷도 없었고 그렇다고 제구가 안정된 것도 아니었다. 타자들의 노림수에 걸려들었다.
군복무를 마치고 2022시즌 복귀해 21경기에서 3승을 올렸으나 ERA 7.58에 그쳤다. 2023시즌은 스프링캠프에서 선발경쟁을 벌였으나 단 1경기 등판에 그쳤다. 갑작스럽게 마운드에서 투구 밸런스를 잃어 버렸다. 퓨처스팀에서 광배근 부상까지 당하며 그대로 잊혀진 투수가 되고 말았다.
새로운 계기를 찾은 것은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였다. 모든 것은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훈련에 참가했고 정재훈, 이동걸 신임 투수코치진을 만나 실마리를 얻었다. 마운드에서 마음가짐, 투구요령, 타자를 상대하는 방법까지 세세하게 지도를 받았다. 여기에 포크볼까지 배웠다. 자신감도 붙었고 구위도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호주에서는 확신감을 찾아가고 있다.
정재훈 코치는 "승철이는 좌완 기훈이와 함께 기본적으로 구위가 좋아 불펜이 더 적합하다. 1이닝을 전력으로 투구하면 통할 수 있다"면서 불펜요원으로 활용할 의중을 내비쳤다. 유승철은 1군 불펜의 중심은 아니다. 그러나 강력한 구위로 1이닝을 삭제하는 우완이 된다면 불펜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호주에서 그 가능성이 점점 생겨나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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