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코리아-광주]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1일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3‧1운동은 일제에 빼앗긴 주권을 되찾으려는 주권회복운동이었다”면서 “2024년 오늘의 3·1운동은 수도권에 빼앗긴 지방의 일터‧놀이터‧배움터를 되찾는 회복운동이어야 한다. 내 터전을 사랑하는 마음이 곧 3‧1정신이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은 오전 10시 광주시청 1층 시민홀에서 독립유공자 유족, 관련 기관 대표, 광주발전에 기여한 유공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강 시장은 기념사에서 “105년 전 오늘은 평범한 우리가 대한의 독립을 선언한 날이다”며 “사랑하는 터전을 되찾기 위해 돈 있는 사람은 돈을 내어 독립운동을 지원했고, 지혜있는 사람은 지혜를 내어 신문으로, 시로, 선언문으로 독립의 당위를 알렸으며, 민중은 용기를 내어 몸으로 항거했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내 터전을 사랑했던 3‧1운동의 정신은 지금 우리에게도 필요하다”며 “지방의 위기이자 대한민국의 위기인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우리의 터전을 지킬 힘은 터전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다. 우리 광주는 사랑할 만하고 자랑할 만한 터전이다”고 역설했다.
강 시장은 “광주는 의병의 역사가 있고, 일제강점‧독재정권 등 나라가 위태로울 때마다 먼저 떨쳐 일어나는 저항의 역사가 있다”며 “광주는 5·18로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이끈 도시이다. 80년 5월 광주가 보여준 나눔과 연대의 정신은 3·1운동과 나란히 헌법전문에 새겨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시장은 “광주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인공지능(AI) 대표도시답게 아시아문화전당, 광주비엔날레, 송암산단의 콘텐츠밸리에서 문화와 산업, 기술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는 우리나라 유일의 ‘국가AI데이터센터’가 문을 열었고,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이끌 ‘미래차 소부장 특화단지’도 조성된다. 창업성공률을 높일 삼두마차인 창업밸리‧창업펀드‧창업페스티벌도 거침없이 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시장은 “이것이 우리가 사랑하는 광주의 자랑스러운 모습이다. 이 터전을 사랑하고 지키는 것이야말로 3‧1정신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시장은 또 “수도권 집중이라는 질병을 극복하고 우리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모방이 아닌 창조가 필요하다”며 “‘서울 따라하기’가 아닌 광주다운 새 표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흩어진 마음을 모아 우리 광주를 더 자랑스러운 도시로 만들겠다. 그 맨 앞에 제가 서겠다”면서 “시민 여러분도 광주사랑에 함께 해 주시리라 믿는다. 그 힘으로 광주가 새로운 창조의 출발점이 되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이끌어가자”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기념식은 고욱 광복회 광주시지부장의 3‧1운동 경과보고, 독립선언서 낭독, 나라사랑 유공자 표창, 기념사, 기념공연, 3‧1절 노래 제창 및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행사장 무대를 원형으로 꾸며 희망과 자유, 평등과 소통을 상징화했다. 마음 속 애국심은 지위고하가 없는 평등한 원으로써 각자의 존재가 의미가 있다는 뜻에서다.
박호암 애국지사의 자녀 박중정 광복회 광주 동구·남구지부장,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광주시 명예의전당 헌액인 부덕임 솔잎쉼터 대표, 김유은 수피아여자중학교 학생 대표, 이성호 청년경제인, 전웅태 근대5종 국가대표 선수 등 시민 대표 6명이 독립선언서 낭독을 함께해 그 의미를 더했다.
유공자 포상에는 민족정기 선양에 기여한 이정수(여·50세), 박은하(여·44세), 김보현(남·36세) 씨 등 시민 3명에게 시장 표창을 수여했다.
또 국악아카펠라그룹 토리스가 ‘8호 감방의 노래’를 공연, 기념식이 절정에 달했다. 이 곡은 유관순 열사가 서대문형무소 여옥사 8호 감방에 수감돼 6명의 여성 독립운동가들과 옥중에서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어두운 분위기의 감옥 속에서도 희망과 자유를 꿈꾸던 선열들의 노래로,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메시지를 담겨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이어 애국지사 최풍오 여사의 자녀인 임방원 씨의 선창에 따라 만세삼창으로 3‧1절 기념식을 마쳤다.
기념식 이후 강기정 시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한말 호남의병전적비 탐방과 어등산 의병전적지를 순례하며 제105주년 3‧1절 기념행사를 마무리했다.
강기정 시장은 3‧1절 기념식에 앞서 상무시민공원 광주독립운동기념탑에서 정무창 광주시의회 의장,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하성일 광주지방보훈청장, 고욱 광복회 광주시지부장, 보훈단체 대표 등과 함께 참배했다.
105주년 3·1절 기념사
내 터전을 사랑하는 마음이 3·1정신입니다
사랑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우리들의 광주시청에서
105주년 3·1절 기념식을 열게 되어 매우 뜻깊습니다.
목숨을 걸고 독립을 위해 싸웠던
모든 선열과 그 유가족께 경의를 표하며,
오늘 포상을 받으신 이정수 님, 박은하 님, 김보현 님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105년 전 오늘은
평범한 우리가 대한의 독립을 선언한 날입니다.
전 세계를 향해, 전 민족을 향해
우리가 독립해야 하는 이유와
독립을 위하여 싸우겠다는 결의를 밝힌 날입니다.
그 순간 우리는 식민지 백성에서 민주공화국의 주인으로
스스로 딛고 일어섰습니다.
3·1운동의 물결은
산을 넘고 강을 건너 전국으로
국경을 넘고 바다를 건너 세계로 이어졌습니다.
3월 1일 종로 태화관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이후
3월 3일 개성에서
3월 13일 북간도에서
3월 17일 블라디보스톡에서
4월 1일 천안 아우내 장터에서
4월 14일 필라델피아에서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우리 광주에서는
3월 10일 부동교 아래 작은 장터에서
기독교인, 학생, 농민, 노동자가 모여 만세시위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4월 11일
이윽고 이 물결은 중국 상해에 닿았습니다.
전 세계에서 모인 독립운동가들이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우리가 민주공화국의 주인임을 선언했고,
이 정신은 고스란히 우리 헌법에 담겼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1919년 우리가 간절히 원했던 민주공화국은
2024년 우리의 일상이 되어있습니다.
2.
사랑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3·1운동은
장삼이사(張三李四)가 만든 위대한 역사입니다.
105년 전 우리는 태극기를 들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불 홑청으로, 어떤 사람은 흰 옷가지로
밤새워 만든 태극기의 모양은 각각 달랐지만
마음은 하나였습니다.
내 터전에 대한 사랑이었습니다.
반만년 동안
우리는 늘 한반도의 주인이었고,
우리의 터전을 지극히 사랑했습니다.
대몽항쟁부터 임진왜란, 그리고 조선말 대일항쟁까지
왕과 정부가 약해질 때마다
민중은 터전을 지켰고, 외세에 맞섰습니다.
3·1운동 역시 내 터전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된 일입니다.
기미독립선언서는 우리가 독립해야 하는 이유를
‘수없이 빼앗긴 우리의 생존권,
훼손된 우리의 존엄성,
고양되지 못한 고유의 정신,
그리고 세계 문화에 기여할 기회를 되찾고자 했을 뿐,
일제를 원망하고 파괴하려는 마음은 아니다.’ 라고 선언했습니다.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게 되었으니,
봄을 찾으려면 들을 찾아야 했습니다.
사랑하는 터전을 되찾기 위해
돈 있는 사람은 돈을 내어 독립운동을 지원했고,
지혜 있는 사람은 지혜를 내어 신문으로, 시로, 선언문으로 독립의 당위를 알렸고,
힘 있는 사람은 힘을 내어 총과 칼을 들었습니다.
터전을 사랑하는 마음이 용기가 되고, 힘이 되었습니다.
3.
사랑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내 터전을 사랑했던 3·1운동의 정신은
지금 우리에게도 필요합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수도권 집중이라는 큰 병을 앓고 있습니다.
인구의 절반이 넘는 2,600만 명이 수도권에 모여 살고,
1960년 전체인구의 24%였던 호남의 인구는
2024년 9.7%로 급전직하했습니다.
문화를 누릴 기회는 더욱 쏠려있습니다.
연간 공연의 62%가 수도권에서 열립니다.
1,000대 기업의 열에 일곱은 수도권에 있고,
지방의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오늘도 떠납니다.
지방의 위기이자 대한민국의 위기입니다.
1919년 3·1운동이,
일제에 빼앗긴 터전을 되찾는 독립운동이었다면,
2024년 우리의 ‘3·1운동’은
수도권에 빼앗긴 지방의 일터·놀이터·배움터를 되찾는 회복운동입니다.
지방에서 사람이 떠나고, 산업이 떠나는 것을
그저 ‘서울 바깥’의 문제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수많은 삶의 터전이 무너지는 일입니다.
터전을 지킬 힘은 터전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옵니다.
우리 광주는 사랑할 만하고, 자랑할 만한 터전입니다.
우리 광주는 의로운(義) 도시입니다.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를 이룬 의병의 역사가 있고,
일제강점과 독재정권, 나라가 위태로울 때마다
먼저 떨쳐 일어나는 저항의 역사가 있습니다.
광주에는 ‘광주정신’이 있습니다.
어떤 도시도 감히 도시의 이름에 ‘정신’을 붙이진 못합니다.
우리 광주는 5·18로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이끈 도시입니다.
80년 5월 광주가 보여준 나눔과 연대의 정신은
3·1운동과 나란히 헌법전문에 새겨질 것입니다.
우리 광주는 예술(藝)의 도시입니다.
광주는 집마다 가게마다
그림 한 점씩은 걸려있는 예술의 도시였습니다.
지금 광주의 문화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답게
아시아문화전당, 광주비엔날레, 송암산단의 콘텐츠벨리에서
산업으로 기술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광주비엔날레 새 전시관을 짓고,
국립현대미술관 유치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광주시민은 일상에서 더 풍부하게 예술을 누릴 것이고
김구 선생이 한없이 갖고 싶어한
‘높은 문화의 힘’도 가지게 될 것입니다.
광주는 맛(味)의 도시입니다.
아무 집, 아무 식당에 가도
개미진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맛의 도시입니다.
광주의 김치, 광주의 한정식, 광주의 ‘10첩 백반’은
우리의 자랑이고, 매력입니다.
또한 광주에는 ‘미래먹거리’도 풍성할 것입니다.
광주가 준비한 미래상차림은 미래차와 AI, 그리고 창업입니다.
국내 최고, 국내 유일의 <국가AI데이터센터>가 문을 열었고,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이끌 <미래차 소부장 특화단지>도 조성됩니다.
창업성공률을 높일 삼두마차인
창업밸리, 창업펀드, 창업페스티벌도 거침없이 달리고 있습니다.
광주는 이미 AI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하기 가장 좋은 도시입니다.
한국의 실리콘밸리가 될 역량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사랑하는 광주의 자랑스러운 모습입니다.
4.
사랑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터전을 사랑하고 지키는 것이야말로 3·1정신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수도권 집중이라는 질병을 극복하고
우리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모방이 아닌 창조가 필요합니다.
‘서울따라하기’가 아닌 광주다운 새 표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지역과 세대, 이념과 계층을 초월해
모두가 힘을 모았던 3·1운동처럼
우리도 작은 차이를 포용하고 큰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광주가 더 커지기 위해서는
낡은 이념의 잣대를 버리고
장애와 피부색의 장벽을 허물어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포용도시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광주는 반드시 더 커져야 합니다.
민주화에 앞장선 도시, 불의에 맞서 싸운 도시가
잘 사는 선례를 만들어야 합니다.
광주는 할 수 있습니다.
흩어진 마음을 모아
우리 광주를 더 자랑스러운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제가 그 맨 앞에 서겠습니다.
시민 여러분도 광주 사랑에 함께 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그 힘으로,
변방의 광주가 새로운 창조의 출발점이 되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이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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