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결혼시즌을 앞두고 웨딩컨설팅 업체를 통해 결혼을 준비하려는 소비자라면 예식과 서비스 등에 대한 계약내용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특히 계약이행 준수와 불만족시 보상 및 환불여부가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최근 결혼박람회에 참여했다 계약한 웨딩컨설팅 업체의 계약불이행과 엉터리 서비스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의 호소가 넘치고 있다.
업체들은 허위 과대광고로 소비자를 유인하고는 부실한 서비스에 대해 책임을 물으면 결혼식 자체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옴짝달싹 못하게 하고 있다. 결혼식이 망가질까봐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모두 지불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결혼식이 끝나고 허접한 서비스를 문제삼아 환불을 요청하지만 '소송하라'는 배짱 답변만 돌아오기 일쑤다.
공정거래위원회 약관심사과 관계자는 "일단 계약을 체결한 후 중도 해지할 경우 위약금을 물도록 하고 있지만 업체 측의 과실이 있다면 이를 고려해 환불 액수가 결정된다"며 소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웨딩업체100%환불 약속 덜렁 믿으면 당한다"
올해 5월 결혼을 앞둔 경기도 화성시 병점동의 유 모(여.27세)씨는 지난해 11월 29일 일산 킨덱스에서 열린 웨딩박람회에 갔다가 W웨딩이라는 한 결혼중개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담당매니저는 '고객 불만족 시 100% 환불해 주겠다'고 유도해 총 비용 185만원 중 30%인 55만5천원을 선지불했다.
하지만 계약 후 한 달이 지나도록 매니저는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 결혼식 준비가 지지부진했고 진행사항을 물어봐도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 유 씨는 업체 측에 계약취소와 전액환불을 요구했다. 매니저는 처음에는 100% 환불해 주겠다고 하더니 이틀 후 '회사에 알아본 결과 사규에 의거 계약금의 20%만 환불가능하다'며 말을 바꿨다.
유 씨는 "매니저는 100% 환불이 가능하다고 한 약속을 뒤집고 업체 측은 매니저의 실수가 있었다 하더라도 계약서상 전액환불은 어렵다고 배를 튕기고 있다"고 분개했다.
그러나 W웨딩 측은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의 취재가 이뤄진 뒤 지난달 13일 유 씨에게 전액 환불했다.
불친절 무개념 서비스…악몽 같은 결혼식 치러
지난해 11월 1일 결혼한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사는 박 모(남.32세) 씨는 결혼 전 한 웨딩컨설팅 업체로부터 당한 일만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박 씨는 지난해 7월 중순 웨딩컨설팅 업체를 찾던 중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열린 웨딩박람회에 참여, 한 웨딩클럽 플래너와 계약을 체결했다. 비용이 245만원으로 다른 곳보다 저렴했기 때문.
업체 측은 계약금 20만원을 카드로 결제하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촬영 7일 전 50%, 본식 7일 전 50%를 온라인 입금하라고 했다. 계약금과 촬영 전 50%를 비용을 지불하고 야외촬영까지 마쳤다. 하지만 회사의 성의 없는 태도와 직원의 잦은 실수에 불안감이 몰려왔다. 본식 드레스 및 턱시도를 보러 갔으나 회사 실수로 날짜가 틀려 1시간 이상 기다리기도 했다.
불안한 마음에 일단 나머지 50%를 입금을 하지 않았다. 업체는 본식이 있기 이틀 전 돈을 입금하지 않으면 예식을 치를 수 없다고 위협했다. 담당 플래너에게 피해보상 등에 대한 보장 서류를 요청, 결혼식이 끝난 후 입금하겠다고 밝혔지만 회사 규정과 안 된다는 완강한 답변만 돌아왔다.
업체 측과 계속된 실랑이 끝에 결국 박 씨는 업체 측이 아닌 담당플래너가 문제 발생 시 전액보상 하겠다는 서류를 받고 남은 금액을 입금했다. 박 씨는 우여곡절 끝에 11월 1일 결혼식을 올렸고 야외촬영사진과 본식 비디오도 2개월이 지난 1월말 받는 등 업체의 불친절한 서비스에 분통을 터뜨렸다.
"이런 웨딩회사에 걸리면 울면서 결혼한다"
충북 충주시의 이 모(여.28세)씨는 웨딩회사를 잘못 만난 바람에 일생에 한번뿐인 결혼식을 눈물로 치러야 했다. 지난해 4월말 충주의 한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린 이 씨는 지난 2008년 8월경 코엑스에서 열린 웨딩박람회에 참가한 웨딩업체와 계약했다.
이 씨는 2008년 12월부터 샵을 사전 방문하고 구체적인 상담을 하면서 결혼식을 준비했다. 회사는 리허설 촬영 스튜디오와 메이크업 회사까지 연결해줬다. 이 씨는 결혼식을 바로 앞둔 지난해 4월 초 리허설 촬영을 하면서 결혼식 때 입을 드레스와 턱시도를 골랐다. 하지만 결혼식 전날 오후께 회사 측으로부터 “드레스가 이중 계약됐으니 서울 매장에 와서 다른 것을 골라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됐다.
결혼식 당일 이 씨는 신랑의 턱시도를 보고 기절할 뻔 했다. 애초 예약했던 연미복이 아닌 낡아서 입지 않으려던 턱시도가 도착한 것. 결혼 2시간 전이라 어쩔 수없이 신랑에게 낡은 턱시도를 입히고 식을 치루면서 눈물을 흘려야 했다. 결혼식이 끝난 후 이 씨가 허접한 서비스를 항의하며 환불을 요청했지만 업체 측은 "결혼식 날 그 드레스가 아니면 못한다고 난리쳤으면 전 직원이 헬기라도 타고 갔을 것이다. 결혼식을 안했다면 환불해줬을 거다"고 오히려 화를 냈다.
이 씨는 "회사에서 사과는 했지만 일생에 한번뿐인 결혼식을 망쳐버렸다"며 "몇 차례나 확인했는데도 두 번이나 중대한 실수를 해놓고 어떻게 아무 보상 없이 말로만 이해하라고 하나"며 황당해했다. 이 씨는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제보한 이후 보상을 받았다고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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