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의회 임시회 개회를 앞두고 정인화 광양시장이 공식 통보조차 없이 해외 공무연수를 떠나면서 의회 내 비판 분위기가 심상찮다. 이순신 철동상 건립 관련 갈등 이후 의회 무시가 극에 달했다는 표현까지 등장하면서 광양시와 의회와의 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정 시장은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 소속 시장·군수들과 함께 지난 14일부터 25일까지 12일 동안 스페인과 포르투갈, 4개 도시를 방문 중이다. 그러나 이 같은 해외연수 일정을개회를 앞둔 광양시의회에 공식 통보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의회 분위기가 급랭한 이유다
17일 광양시의회 임시회가 개회된 가운데 서영배 의장의 개회사에서도 정 시장을 향한 의회 내 분위기는 고스란히 묻어난다.
서 의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광양시의회는 시민과 소통하고 시정발전을 위한 동반자적 역할을 다하고자 열정을 쏟아왔으나정인화 시장은 시의회와 소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이 자리를 빌려 묻고 싶다”고말했다.
그러면서 “시의회는 매월 간담회를 개최해 집행기관에서 추진하는 주요 현안과 공모사업 등에 대한 소통창구를 마련해 두고 있으나 제9대 의회가 출범한 이후 최근 2년 동안 정 시장과 광양시의회가 한자리에서 정책협의회 등 주요 정책에 대해 논의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정 시장은 시민과의 대화에 가는 곳마다 이순신 철동상 건립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시의회와의 소통은 전혀 없었다”고 꼬집었다. 비록 정 시장이 불참한 자리이긴 했으나 서의장이 이처럼 공식석상에서 정 시장을 향해 작심하고 비판을쏟아낸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다.
서 의장은 “현재 시민 의견 수렴 중인 대학등록금 전액 지원사업 또한 마찬가지”라며 “광양시의회가 광양시 시정을 함께 이끌어 가야 하는 시민의 대의기관임을 잊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한발 더 나가 “의회를 무시하는 것은 시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시민의 대의기관인 의회를 경시하지 말라”는 경고성 발언도 쏟아냈다.
그러면서 “광양시의회와 광양시 그리고 시장과 의원은 공적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양 기관이 공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시의회의 역할을 존중해야 한다”며 “각자의 주어진 책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상호 존중할 때 진정한 지방자치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의장이 이처럼 정 시장을 향해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배경에는 그동안 보여왔던 정 시장의 행보가 불통을 넘어 의회를 무시하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라는 게 의회 내부의 목소리다.
A 의원은 “단순히 해외연수 일정을 공식통보하지 않은 것 때문이 아니라 취임이후 정 시장과 집행부의 일방통행에 대한 의회 내 불만이 지금껏 쌓였다가 이번 임시회 일정을 앞두고 결국 폭발한 것”이라며 “의원들 사이에선 정 시장의 의회 무시가 도를 넘어섰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B 의원 역시 “정 시장 취임 이후 광양시의 주요정책이나 예산 수립과정에서 보여왔던 집행부와 의회의 전통적인 소통이 아예 사라졌다. 이것이 집행부와 의회의 관계가 틀어진 원인”이라며 “의회와의 관계가 무시가 아닌 상호 존중은 물론 지역발전을 위한 동반자라는 인식의 전환을 (정 시장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광양시는 임시회 개회 하루 전인 지난 16일 정 시장을 비롯한 공무원 불출석 사유서를 의회에 보냈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한편 광양시의회는 23일까지 7일간 열리는 이번 임시회를 통해 의원발의 조례안 2건을 포함해 조례안 11건, 일반안건 1건 등 총 12건의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주요 안건을 살펴보면 △광양시 자율방범대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안영헌 의원) △광양시 도시재생사업 사후관리 조례안(정회기 의원) △광양시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광양시 지방공무원 정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광양 구봉산 관광단지 조성사업 도시관리계획(용도지역․지구) 결정(변경) 의견청취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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