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용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순천광양곡성구례을)은 20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제철산업 이후 광양지역 미래 먹거리 산업이 2차전지 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19일 민주당 순천광양곡성구례을지역위 소속 전남도의회 의원과 광양시의원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광양시의 미래를 위해 제철산업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면서다. 새삼 '전망'이라는 용어를 써가면서 말이다.
서 의원은 이날“수소환원 기술에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수소환원 기술로 현재와 같은 생산성을 만들어낼지는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며 “그것은 곧 포스코의 철강생산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가정도 가능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철산업 이후 현재 광양시에서 눈여겨볼 미래 먹거리로는 배터리 산업을 꼽았다.
그러나 이를 두고 "웬 뒷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미 광양지역 산업계는 철강과 항만에 이어 2차 전지 소재산업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꼽고 전방위 투자유치에 나선 지 오래된 까닭이다.
실제 이미 광양지역에는 포스코케미칼과 포스코필바라리툼솔루션, 포스코HY클린메탈 등 2차 전지 소재 생산공장이 가동 중이거나 한창 건립공사가 추진되고 있다. 또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포스코리튬솔루션 역시 전남도와 MOU를 체결, 5700억원 규모의 생산공장 건립을 예고한 상태다.
음극재와 양극재,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에 이르기까지 이미 광양만권 전반에 활발하게 배터리 소재 산업의 투자와 조성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현실을 모르는 듯 서 의원이 뒤늦게 이차전지 소재산업을 광양의 미래산업이라고 ‘전망’하고 이제 와서 광양이 눈여겨볼 미래산업이라고 강조한 것은 도무지 생뚱맞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역 산업생태계의 변화를 제대로 읽고 있는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철강산업이 여전히 전후방연쇄효과가 높은 대표적 주요 기초산업인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사업으로 이차전지 소재 산업을 꼽은 것 역시 경제적 상식 수준을 의심할만한, 섣부른 진단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현재까지 철강을 대체할 완벽한 대체재는 없는 까닭이다.
하여 현재 광양지역에 요구되는 것은 철강산업 의존도가 매우 높은 산업지형 탈피를 위한 산업 다변화를 꾀하는 것은 오래 묵는 숙제다. 결코 철강산업의 쇠퇴를 예상하고 다른 투자처를 찾아야 하는 상황과는 그 궤가 멀어도 한참 멀다.
특히 탄소중립을 요구받는 상황에서 수소환원철을 두고서 지적한 내용도 공감하기 힘들다. 오히려 적극적인 연구와 투자를 통해 수소환원철 시대의 도래를 앞당겨야 한다는 게 시대적 요구 아닌가. 탄소중립은 포스코 등 국내뿐 아니라 지구를 위한 시대적 과제인 만큼 전 세계가 풀어가야 할 숙제다.
또 설사 수소환원철 시대가 철강 생산력 감소로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이는 국제 철강산업 전반의 문제다. 이를 마치 포스코만의 문제로 국한하고 포스코 철강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가정으로 치닫는 논리 전개는 황당무계하다.
짐작컨대 아마도 서 의원이 보도자료를 통해 정말 하고자 했던 말의 의도는 이것이라 추측 가능하겠다. “광양시가 배터리 산업과 관련 첨단산업특구 지정을 준비하고 있는데 국회 첨단산업특별위원회 ‘위원’으로서 정부와 가교역할을 충분히 해나가겠다”는 이 지점 말이다.
옳고 바른 말이다. 하지만 그리하라고 지역구 국회의원은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설익은 논리로 이차전지와 철강산업을 억지 비교하면서 생색낼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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